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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스승’이 세상에 전하는 가르침은 뭘까

2016.09.04 | 수암(守岩) 문윤홍·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짝~짝~짝~." 2015년 5월16일 오후 8시24분. 짧고 날카로운 죽비 소리가 서울 광화문광장을 가로질렀다. 광장은 일순 정적에 빠졌다. 광장에 몰려든 인파 30만명은 지그시 눈을 감고 명상에 들었다.
 
이윽고 대한불교조계종 종정(宗正·최고 정신적 스승) 진제(眞際) 대선사가 동자승들에게 둘러싸여 나타났다. 광화문 무대에 마련된 법상(法床)에 오른 그는 "온 세계가 한 집이요, 정이 있고 정이 없는 모든 만물이 한 몸이로다"며 사자후를 토했다. 이어 "온갖 망령된 생각을 즉각 내려놓는다면 바로 그 자리가 본래 마음자리이며 본래 참모습인 것"이라는 법문을 시작했다.
 
이날 진제 선사(禪師)는 광화문에 나선 것은 한국 불교가 산중에 머무르지 않고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품은 것이었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고 한반도 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해 마련된 '세계 간화선 무차 대법회'였다. 무차대회란 '누구든 참석을 막지 않는 열린 법회'라는 뜻이다. 

▲ 법어를 하고 있는 조계종 종정 진제 선사    

진제 선사는 "화두가 있는 이는 각자 화두를 참구하고,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라는 이 화두(話頭)를 일상생활 속에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간절한 마음으로 오매불망 의심하라"며 "이 몸뚱이는 숨 한 번 들이마시고 내쉬지 못하면 바로 다음 생이라, 생(生)과 사(死)가 마치 옷을 갈아입는 것과 같아서 참나라고 할 수 없으니 영원하도록 변치 않는 참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보시로써 만복과 덕행을 쌓아야 하고 ▲지계(持戒)로써 청정하고 성실하여 품행을 단정히 하며 ▲인욕(忍辱)으로 마음에 일어나는 온갖 분별심을 이겨내고 ▲정진(精進)으로 화두를 잘 참구(參究)하며 ▲선정(禪定)으로 마음을 닦아 온갖 두려움을 없애고 ▲지혜로써 일체를 다 알아 무애 자재한 삶을 누려야 한다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최근 출간된 『참선이란 무엇인가? 마음의 고향에 이르는 길』은 2015년 성공적으로 열린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를 언론에 보도된 사진과 기사, 법문 전체를 통해 복기(復記)하며 진제 선사의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외국인 독자를 위해 책의 절반은 영어 번역본으로 이뤄졌다.
 
추천사를 쓴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오늘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힘들어 하는 젊은이들에게 귀중한 양서다. 이 책이 한국 불교의 대중화를 뛰어넘어 세계화를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참선이란 무엇인가? 마음의 고향에 이르는 길』
   
‘옛 부처가 나기 전에 누가 우주의 주인공인고? 고요하고 고요해서 그 체성은 평안한지라. 온 세계가 한 집이요, 정이 있고 정이 없는 모든 만물이 한 몸이로다.’
 
한국불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법회로 기대를 모았던 ‘세계간화선 무차대법회’에서 조계종 진제 선사가 설파한 법문을 책으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진제 선사의 법어집 『참선이란 무엇인가 마음의 고향에 이르는 길(What is Seon? The Path that Leads Home』이 최근 출간된 것이다. 특히 한국불교 정통수행법인 간화선(看話禪 또는 공안선公案禪은 공안公案을 공부하고 이를 화두話頭로 하여 본성을 구명하려 하는 선禪)을 외국인들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영문도 함께 실렸다.
 
법어집에는 2015년 ‘광복 70주년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세계간화선 무차대법회’에서 내린 상당법어는 물론이고, 간화선의 세계화를 원력으로 지구촌을 무대로 활약해온 종정예하의 법문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동안 진제 선사는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봉행한 간화선세계평화대법회(2011년 9월), 유엔 플라자처치(Plaza Church)센터에서 열린 세계종교지도자모임(2012년 10월) 등의 해외법회에서 참선을 통해 ‘참나’를 깨달으면 절대빈곤과 환경파괴, 종교분쟁 등의 지구촌이 직면한 난제를 극복하고 궁극엔 세계평화도 달성된다는 가르침을 설파해 왔다.
 
또한 진제 선사의 출가와 수행, 견성(見性)에 이르는 위법망구의 수행기(修行記)도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매년 하안거, 동안거 때 발표한 법어와 함께 모든 이들의 인생의 지침이 될 만한 금구(金口)인 ‘인성 교육오계’의 가르침도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반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간화선 역사와 조사 스님들의 법문, 바른 참선 수행법을 소개하고 있다.
 
 
진제 선사는 법어집을 통해 “참나를 깨달으면 생로병사라는 인간 근본문제를 해결하고 영원한 대자유를 누리게 되니, 세상의 부귀공명이란 한낱 뜬구름”이라는 가르침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출세와 복락을 누리고자 한다면 마음의 수행을 위해 이 법어집을 가까이 두고 삶의 지침으로 삼으라”고 당부하고 있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책의 추천사에서 “이 책은 오늘날 정신적· 물질적으로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에게 삶의 소중한 양식을 부담 없이 얻을 양서”라고 극찬했다.

김홍신 작가는 “진제 대선사는 푸근하고 자상하게 쓰다듬어 주시는 곱게 나이 드신 산골 이웃집 할아버지 같다”면서 “대선사께서 지혜의 등불을 높이 들어 마음 속 세 가지 어둠인 욕심, 화냄, 어리석음을 몰아내고 참 공덕으로 자비로운 마음과 풍요로운 세상을 꿈꾸게 해주시길 간청한다”고 밝혔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도 “한국불교의 나아갈 길(통일)과 방도(참선수행)를 제시했다”면서 “한국불교에 분명한 목적의식을 설정하고 그 해결책까지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계종 종정 진제선사의 하안거 해제 법어 “어떤 게 참나인가 의심하라
 
“화두가 있는 이는 각자의 화두를 챙기되,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 이 화두를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가나오나 일체처일체시(一切處一切時)에 챙기고 의심하기를 하루에도 천번 만번 해야 할 것이라.”
 
진제 선사가 8월16일 병신년(丙申年) 하안거 해제(8월17일)를 맞아 법어(法語)를 발표, 해탈을 성취하기 위해 부단한 정진을 당부했다.
 
종정예하는 “해제일이라 할지라도, 화두를 타파하지 못했다면 각자가 석 달 동안 얼마만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화두를 챙기고 의심했는지, 얼마만큼 일념이 지속되었는지를 살펴보고 반성해야 함이로다”라며 “모든 대중은 해제일에 상관치 말고 다시금 발심(發心)하여 오로지 생사해탈(生死解脫)의 이 일을 해결하는 데 일편단심으로 정진에 정진을 거듭할지어다”라고 강조했다. 


조계종은 이번 하안거(夏安居)에는 모두 2202명이 전국의 100개 선원에서 참선수행에 정진했다고 밝혔다. 안거(安居)란 동절기 3개월(음력 10월 보름에서 차년도 정월 보름까지)과 하절기 3개월 (음력 4월 보름에서 7월 보름까지)씩 전국의 스님들이 외부와의 출입을 끊고 참선수행에 전념하는 것으로, 출가수행자들이 일정한 기간 동안 한 곳에 모여 외출을 삼가고 정진하는 것을 말한다.
 
안거는 산스크리트어 바르사바사(vrsvs)의 역어로, 인도의 우기(雨期)는 대략 4개월가량인데, 그 중 3개월 동안 외출을 금하고 정사(精舍)나 동굴 등에서 수행했다. 우기에는 비 때문에 유행하는 수행이 곤란하고, 또 초목과 벌레 등이 번성해지는 시기이므로 모든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우기 중에는 지거수행(止居修行)을 하도록 규정한 것이 안거의 기원이다. 다음은 진제 선사의 법어 전문이다. 

〔상당(上堂)하시어 주장자(拄杖子)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고,〕
조주(趙州)선사와 황벽(黃檗)선사∙임제(臨濟)선사의 대담(對談)
識得拄杖子(식득주장자)하면
啐啄之機箭抽鋒(줄탁지기전추봉)이니
瞥然賓主刹那分(별연빈주찰나분)이라.
不識拄杖子(불식주장자)라도
杖頭有眼明如日(장두유안명여일)하여
漢來漢現胡來胡現(한래한현호래호현)이라.
이 주장자 진리를 알 것 같으면
줄탁의 기틀은 화살과 칼날을 잡음이니,
눈 깜짝할 사이에 손과 주인을 가림이로다.
이 주장자를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주장자 머리 위에 해와 같은 밝은 눈이 있어서
한인(漢人)을 만나면 한인을 나투고,
호인(胡人)을 만나면 호인을 나툼이로다.
 
今日(금일)은 어언 여름 석달 安居(안거)를 마치는 夏安居 解制日(하안거 해제일)이라 .
結制(결제)에 임했던 氣像(기상)과 氣槪(기개)로 三伏(삼복)더위를 잊고 刻苦(각고)의 精進(정진)에 沒頭(몰두)해서 本分事(본분사)를 解決(해결)했다면 금일이 진정한 解制(해제)가 될 것이나, 그렇지 못하다면 解制日(해제일)이 동시에 結制日(결제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자신을 돌아보고 돌아보아야 함이로다.
진정한 解制(해제)란 話頭(화두)를 打破(타파)하여 자기의 本性(본성)을 알게 될 때 天下(천하)를 橫行(횡행)하는 大自由人(대자유인)이 되는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다시금 마음을 담금질하여 大悟見性(대오견성)의 覺悟(각오)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解制日(해제일)이 되었다고 바랑을 지고 이산 저산을 流浪(유랑) 다니듯이 정신없이 다녀서는 아니 될 것이며 화두를 걸망에 넣어두고 허깨비처럼 行脚(행각)을 떠나서도 아니될 것이다. 그렇게 虛送歲月(허송세월)만 보내서는 大道(대도)를 이루기가 不可能(불가능)하니 話頭(화두)를 打破(타파)하여 善知識(선지식)께 認可(인가)받는 날이 解制(해제)라 다짐하고 바위처럼 흔들림이 없이 渾身(혼신)의 힘으로 精進(정진)에 精進(정진)을 거듭해야 함이로다.
화두를 챙김에 있어서 一擧手一投足(일거수일투족)이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걸음걸음마다 호흡호흡마다 화두를 여의지 않고 간절한 의심으로써 화두를 챙기고 의심하기를 흐르는 물과 같이 끊어짐이 없도록 씨름해야 할 것이로다.
이렇게 一念(일념)이 되도록 노력하다보면 문득 참의심이 頓發(돈발)하여 보는 것도 잊어버리고, 듣는 것도 잊어버리고, 밤인지 낮인지도 모르고 며칠이고 몇 달이고 흐르고 흐르다가, 홀연히 사물을 보는 찰나에 소리를 듣는 찰나에, 話頭(화두)가 解決(해결)되어 佛祖(불조)의 百千公安(백천공안)을 한꼬챙이에 꿰어 버리게 됨이니. 그러면 누가 어떤 물음을 던지더라도 石火電光(석화전광)으로 척척 바른 답을 내놓게 되고, 諸佛諸祖(제불제조)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살림살이를 수용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億萬年(억만년)이 다하도록 깨달은 三昧(삼매)의 樂(낙)을 누리고 閻羅大王(염라대왕)이 잡으러 온다 해도 보이지 않으니 잡아 갈수가 없음이로다.
昔日(석일)에 趙州(조주) 선사께서 行脚次(행각차)에 黃檗(황벽)선사 會上(회상)에 들르시니, 황벽 선사께서 조주 선사 오시는 것을 보시고 方丈室(방장실)로 문을 닫고 들어가 버리셨다. 이에 조주 선사께서 法堂(법당)에 들어가서,
“救火救火(구화구화)라!”
“불이야! 불이야!”
하시니, 황벽 선사께서 문을 열고 나와서 조주 선사를 붙잡고 말씀하셨다.
“道道(도도)하라!”
“일러라! 일러라!”
이에 조주 선사께서
“賊過後張弓(적과후장궁)이라.”
“도적이 지나간 후에 활을 쏨이로다.”라고 하셨다.
一日(일일)에 조주 선사께서 臨濟寺(임제사)를 방문하여 발을 씻고 있는 차에, 臨濟(임제) 선사께서 다가와 물으시기를,
“어떤 것이 祖師(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하시니 조주 선사께서
“마침 老僧(노승)이 발을 씻는 중이니라.”
하고 대답하셨다. 이에 臨濟禪師(임제선사)께서 가만히 다가가서 귀를 기울이고 들으시거늘, 조주 선사께서
“알면 바로 알 것이지, 되씹어 무엇하려는고?”
하심에 임제 선사께서 팔을 흔들며 가버리시니, 조주 선사께서 말씀하셨다.
“30년간 行脚(행각)하다가 오늘에야 처음으로 注脚(주각)을 잘못 내렸다.
時會大衆(시회대중)은 조주 선사를 알겠는가?
 
[良久(양구)하시다가 大衆(대중)이 말이 없으니 ,스스로 점검하여 이르시기를]
須具透頂透底之眼(수구투정투저지안)하야
處處相逢善知識(처처상봉선지식)하니
當機一句千古輝(당기일구천고휘)로다.
조주 선사는
모름지기 위를 뚫고 아래를 뚫어보는 그러한 눈을 갖추어서
處處(처처)에 선지식을 상봉하니
기틀에 다다른 일구가 천고(千古)에 빛남이로다.
대중은 黃檗(황벽) 선사를 알겠는가?
 
龍虎相撲에 全身廻避難(용호상박 전신회피난)이라.
雖然如是(수연여시)나
好手中에 呈好手(호수중 정호수)하니
天上人間能幾幾(천상인간능기기)냐?
용과 범이 서로 부딪힘에 전신을 회피하기가 어려운지라.
비록 이와 같으나
능란한 솜씨에 능란한 솜씨를 바치니,
천상세계와 인간세계에 몇몇이나 될꼬?
대중은 임제 선사를 알겠느냐?
 
臨濟全機格調高(임제전기격조고)라
棒頭有眼辨秋毫(봉두유안변추호)로다.
掃除狐兎家風峻(소제호토가풍준)이요
變化魚龍電火燒(변화어룡전화소)로다.
活人刀殺人劍(활인도살인검)이여!
倚天照雪利吹毛(의천조설이취모)로다.
一等令行滋味別(일등령행자미별)이니
十分痛處是誰遭(십분통처시수조)오
還會臨濟麽(환회임제마)아?
蒼天 蒼天(창천 창천)이로다.
임제(臨濟) 선사의 온전한 기틀은 격조(格調)가
정말로 높고 높은지라,
주장자 머리 위에 눈이 있어서 가을철 털끝을 가림이로다.
야호와 토끼를 쓸어 없애니 가풍이 준걸함이요,
변화의 어룡(魚龍)을 번갯불에 사름이로다.
사람을 살리는 칼과 사람을 죽이는 검이여!
하늘을 비껴 번쩍이니 날카로운 취모검이로다.
일등 령(令)을 행함은 그 맛이 특별함이니,
십분(十分) 아픈 곳을 이 누가 알리요.
도리어 임제 선사를 알겠는가?
아이고! 아이고! 곡(哭)을 함이로다.
[주장자(拄杖子)로 법상(法床)을 한번 치시고 하좌(下座)하시다.]
 
-丙申年(병신년) 하안거 해제일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이 기사는 [매일종교신문] 제공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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