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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보선 스님' vs '자승 스님'
2013.08.31 | 김성호 기자

전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대흥사 회주)이 제34대 총무원장 선거 후보로 추대됐다. 보선 스님은 출마의 변을 통해 "시대적 소임을 피해가지 않겠다"면서 "국민이 신뢰하고 종도가 존경하는 조계종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10일 실시되는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현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보선 스님의 대결로 압축될 전망이다. 정법의 정신과 종헌 종법에 입각해 종도 공감 종단 운영 옛 무량회, 무차회, 백상도량 등 조계종 3개 종책모임이 전 중앙종회의장 보선스님을 제34대 총무원장 후보로 공동 추대하고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공식적인 총무원장 후보 추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선 스님은 3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에서 열린 후보 추대 회견자리에서 밝힌 출마의 변을 통해 현재 상황을 한국 불교의 위기라고 진단하며 개혁과 관련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불교계는 위기의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우리 종단은 개선을 넘어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요구된다”면서 “진정한 위기는 사찰과 신도수 감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이기는 불교대중이 석가모니 부처님과 역대조사님의 법의 정신을 시대와 이웃 대중에게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 한 것. 보선 스님은 이 같은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서 7대 종책기조로 △청정과 자비의 수행종풍 구현 △상식과 원칙이 바로 서는 공정한 종무행정 △사회적 약자와 국민대중을 향한 대승불교정신의 시대적 구현 △승가상 정립과 교육의 혁신 △수도권포교와 교구의 활성화 △시대에 부응하는 종단 기구의 개편 △불교문화의 현대적 구현 등을 제시했다. 보선 스님은 1946년 전남 영암에서 출생했으며 1966년 상원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총무원 호법부장, 제11, 13~15대 중앙종회의원, 제14대 후반기, 15대 전반기 중앙종회의장, 대흥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대흥사 회주이다. 이와 함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한편 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현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재출마 여부가 가장 큰 관심거리다.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9월 18~20일 후보 등록 후 선거운동을 거쳐 10월 10일 실시된다. 다음은 보선 스님의 출마의 변 전문이다.
국민이 신뢰하고 종도가 존경하는 조계종을 구현하겠습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삼보에 귀의 하옵니다.
이 시대의 정신적 지주이신 종정 예하, 그리고 원로 대덕 큰스님과 총무원장 스님께 일심정례 합니다. 또한 선교율의 분야에서 불조의 혜명을 잇고 후학 양성에 여념이 없으신 스님과 전법과 복지의 현장에서 보살행을 실천하시는 사부대중께 존경의 마음을 올립니다. 지금 우리사회는 변화와 위기의 시대를 동시적으로 맞이하고 있습니다.
산업자본과 정보의 급속한 성장과 물량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도 생명생태의 파괴, 정신문화의 황폐화, 독점과 소외의 양극화는 날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명의 위기 속에서 인류는 새로운 가치와 철학과 삶의 방식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명사적 흐름에서 불교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대안이고 희망입니다. 인드라망의 연기적 세계관은 저마다의 차이를 넘어 보편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사상적 토대이며, 한국불교의 유구한 수행전통은 삶의 지혜를 발견하는 토양입니다. 또한 풍부한 유형무형의 불교문화는 우리 민족의 미래를 밝혀 줄 것입니다. 그러나 현대적 종단이 출범한지 50년이 넘는 조계종은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종단의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내용과 실천, 사회적 기여의 측면에서 미약한 것이 현실입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지금 우리 불교계는 위기의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불교 인구는 답보하고 있으며, 출가자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수도권을 비롯한 도심에서는 수행하고 보살행을 실천할 수 있는 사찰이 빈약한 것이 현재의 실정입니다.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 세대는 불교를 과거의 종교, 문화재의 종교, 어렵고 낯선 종교로 인식하고 가까이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의 지식인과 지도층에서 불교신자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여기저기서 출가자와 재가불자가 불교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 종단은 개선을 넘어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요구됩니다. 소납은 우리시대의 불교계의 위기를 외형적 현상에서만 파악하는 것은 정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위기는 사찰과 신도수의 감소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진정한 위기는 바로 오늘의 불교대중이 석가모니 부처님과 역대조사님의 법의 정신을 시대와 이웃 대중에게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응병여약(應病與藥), 발고여락(拔苦與藥)! 중생의 아픔과 고통을 바로 알고 그에 적절한 지혜와 자비를 구현하여 깨달음과 안락을 주는 대승보살의 길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소납은 불조 앞에 한없이 부끄럽고 참담할 뿐입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소납은 많은 시간 저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어떻게 국민에게 신뢰 받고 불자에게 존경 받는 조계종을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뇌하였습니다. 그 결과 제가 불국사 강원에서 공부하던 시절 애송하던 화엄경의 한 구절이 제게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둠 속의 보물을 등불이 아니면 밝힐 수 없듯이, 불법을 설하지 않으면 비록 지혜가 있더라도 깨달을 수 없다(譬如暗中寶 無燈不可見 佛法無人說 雖慧莫能了)”.
아무리 지금 불교계의 현실이 어렵고 힘들지라도 우리 부처님의 법은 영원히 빛나는 보물입니다. 저는 불교의 위대함과 저력을 믿습니다. 지금은 정직한 자기성찰과 정법불교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가 초발심의 원력으로 힘을 모아 천수천안의 관음보살의 길을 실천한다면 우리 불교는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이에 소납은 불자와 국민이 내려 주신 죽비와 화두를 들고 정법의 당간을 세우고자 합니다. 비록 수행력과 지혜가 부족하지만 사부대중의 원력을 받들어 대한불교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의 소임을 짊어지고자 합니다. 소납의 종단 운영의 주요 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청정과 자비의 수행종풍 구현 ▲ 상식과 원칙이 바로 서는 공정한 종무행정 ▲ 사회적 약자와 국민대중을 향한 대승불교정신의 시대적 구현 ▲ 승가상 정립과 교육의 혁신 ▲ 수도권 포교와 교구의 활성화 ▲ 시대에 부응하는 종단 기구의 개편 ▲ 불교문화의 현대적 구현입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소납은 시대적 책무를 결코 피해가지 않겠습니다. 세속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고우면하지 않겠습니다. 정법의 정신과 종헌 종법에 입각하여 종도가 공감하는 종단을 운영하겠습니다.
특히 종단의 근간을 세우고 미래 불교를 구축하는 주요 의제에 대해서는 결실을 맺을 때까지 성실하게 참여하고 전심전력하겠습니다.
교구장 스님, 종회의원 스님, 교육과 전법, 복지·문화의 현장에 있는 스님들, 신행단체, 시민사회단체, 재가불자들과 끝없이 부지런히 대화하고 소통하여 공감을 이루고 방편지혜를 얻어 구체적인 성과를 이루어내겠습니다. 저는 불교정신에 합당하고 종단의 발전에 원력을 가진 분이라면 작은 차이라도 소중하게 여기고 화합원융의 살림을 이루어내기를 발원합니다. 그리고 특히 역대 총무원장 스님들의 이루내신 성과를 더욱 굳건하게 다지고 계승하여 종단이 지속가능한 시대의 불사를 성취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이번 총무원장 선출의 모든 과정이 상식과 원칙 아래서 여법하게 치러지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소납 또한 불조 앞에 부끄럼 없이, 저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도록 여법하고 화합된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다시 한 번 모든 사부대중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두륜산 대흥사 사문 보선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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