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옷 한벌' 성철 스님 구도정신 돌아본다!
2013.09.03 | 김성호 기자

강산이 두 번 바뀐다는 20년전인 지난 1993년 11월 4일 열반에 든 성철스님(1912~1993)을 세상에 알려지게 한 법어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였다면, 열반 이후에도 성철스님을 화제에 오르게 한 법어는 '평생 세상 사람들을 속였다'는 말이 담긴 열반송이었다. 스님의 법어가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성철스님이 불교계의 어른이었을 뿐만 아니라, 올곧은 수행자의 모습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친근한 우리말 법어를 통해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한 이 시대의 정신적 지도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
성철 스님 열반 20주기 추모 특별 전시회 열리고 있다.
2012년 성철스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스님의 생애를 유물과 영상으로 전시한 데 이어, 2013년 성철스님 열반 20주기를 추모하며 스님의 법어를 회화와 서예로 구현한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 원택)이 지난 8월 30일부터 오는 9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성철 스님 열반 20주기 추모 특별 전시회’가 바로 그것. 특별전시회에는 성철 스님의 법어를 서화로 그린 김양동 계명대 석좌교수의 서화 작품 40여점과 성철 스님 열반 당시 각 언론사가 촬영·보도한 사진 32점이 들어 있다. 삶과 죽음의 순간이 어떻게 역사가 되는지를 깨닫게 하는 관조의 장을 마련하고 있는 것. 특별전시회 관계자는 “이와 같은 전시를 통하여 1993년 성철스님의 열반을 모티브로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죽음의 의미를 관조하게 하여 현재의 삶을 더욱 충실하게 살 수 있게 하고자 한다.”며 의미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스스로의 삶에 매진한 사람이 이루어내는 인간으로서의 성취를 드러냄으로써 종교와 인종과 문화를 초월하여 내가 살고 있는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사는 삶이 얼마나 의미있고 아름다운 일인지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하고자 한다.”는 것. 한편 전시작품 가운데 성철스님의 사상을 대표하는 저술은, 스님이 스님들에게 해인사에서 하신 법문을 모은 <본지풍광>과, 일반 대중들에게 신년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발표하신 법어를 모은 <자기를 바로 봅시다>이다. 이 중 <본지풍광>은 한문으로 구성된 법문으로 여기에는 동양의 불교사상과 인문학적 사유를 보여주는 게송과 한문 문장이 담겨있다. 전시는 이러한 <본지풍광>에 단긴 법문을 선별하여 회화와 서예로 구현한 작품을 전시한다. 예를 들어, 성철스님을 유명하게 만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역시 선종의 스님들이 쓰던 법어로서 이것을 회화로 구현한 작품에 '휴거헐거 하니 파별맹귀요 유마유마아 문수보현(文殊普賢)이라' 와 같은 선어가 첨부되는 형태의 작품이 마련되었다. 특히 스님이 생전 즐겨 입었던 누더기 가사를 회화적으로 재현한 ‘지상의 옷 한 벌’은 소박하면서도 자신에게 가장 엄격했던 구도정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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